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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 코로나 전수검사 하던 날

물고기와대화 2023. 5. 31. 0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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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드림 2021.06.02.

 

아침 850. 시교육청 담당 장학사로부터 학교에 확진자가 발생해서 전수검사를 할 수 있으며, 조사범위를 방역당국에서 논의하고 있다는 통보를 받았다.

 

교장실에서 긴급 대책회의를 가졌다. 전 교직원에게 관련사실을 알리고, 확진자의 개인정보를 잘 보호할 것과 각자의 역할을 확인했다. 행정실은 검체채취 천막 8동 설치, 보건실은 검사자 정보 발송, 업무지원팀은 교육과정 재조정, 방과후돌봄, 유치원, 특수운영방안 마련, 공무직은 검사지원 등 역할을 확인하고 준비에 들어갔다.

 

지원청에서는 30분만 에 장학사 두사람이 파견되어서, 학부모 문자발송, 개인정보보호지침, 급식실운영여부, 검사과정의 학생동선 등에 대한 지도점검을 하셨다.

 

공수해온 천막이 갑자기 몰아닥친 비바람에 날아갈 형편이 되어서, 급하게 검사장소를 강당으로 옮겼다.

 

정문과 후문에 학생들을 마중나온 학부모님들이 모이기 시작하셨다. 우산을 가져오지 못한 친구들에게 우산도 건네줘야 했다.

 

오전에 실시하기로 했던 검사가 오후 2시로 연기되면서 급식 운영이 관건이 되었다. 30분 사이에 5, 6학년이 원격수업 후 등교를 시작했고, 모든 급식을 정상적으로 운영하고, 간편식을 기본으로 해서, 각별한 방역 조치를 한 후 긴 시간 동안 철저히 분리된 상태에서 급식을 진행했다.

 

확진자가 누구에요?” 집요한 질문들

 

이때부터 교무실과 담임 선생님들의 전화기에 불이 나기 시작했다. 급식을 거부하는 학생들의 부모 확인 절차를 거쳐야 했다. 교무실에는 종일 전화가 왔다.

 

그때그때 중요한 정보를 문자로 계속 발송했지만, 학부모님들이 궁금한 것은 따로 있었다. 확진자가 교직원인지, 학생인지, 몇 학년 몇 반이 확진되었는지 알려달라는 요구였다. 지금 당장 아이를 데리고 와서 별도의 검사를 받겠다는 부모님도 계셨다.

 

확진자의 정보가 궁금한 것은 이해할 수 있지만, 확진자의 정보를 알아내려는 요구는 전수검사가 끝나고 아이들이 돌아간 뒤에도 계속되었다.

 

가족 감염을 통해서 학생들이 언제든지 확진될 수 있으며, 어느 누구의 자녀들도 자유로울 수 없는 상황이며, 서로 이해하고, 방역지침을 잘 지켜주시고, 방역 당국의 지침에 협조해 주실 것을 당부했지만, 일부 학부모는 거의 협박(?)에 가까운 막말(?)로 확진자의 정보를 요구하셨다.

 

이름 초성만 알려달라, 학년만 알려달라, 남자냐 여자냐 등바쁜 상황에서도 민원전화 때문에 교무실무사는 하루종일 매달려야만 했다.

 

보건소를 중심으로 한 검체조사팀과 동선을 중심으로 한 시청의 역학조사팀 두 갈래로 검사작업이 진행되었다. 강당에서는 전수검사가 진행되고, 별도 회의실에서는 시청 조사팀이 주관하는 역학조사가 진행되었다.

 

실제 운영 시간표와 방과 후 과정, 특별실 운영 시간표, 화장실 동선, 수업자, 소독 여부, 발열 체크 시간, 교실 환기 여부, 에어컨 사용 여부, 급식실 이동 경로와 좌석 배치, 급식 후 소독 여부 등 학교 방역 모든 영역에 대한 점검이 이뤄지고, 그 자리에서 자가격리와 능동감시(자율격리)의 범위가 판단되었다.

 

자율격리에 대해서도 자가격리에 똑같이 적용하고 있는 시교육청의 지침에 따라 두개학년에 대한 격리 판정이 이뤄졌다.

 

즉시 학부모님들께 이 사실을 알리고, 담임 선생님들은 교문에서 기다리고 계실 학부모님들을 위해 검사 시작과 끝을 단톡으로 안내했다. 교직원을 위한 QnA도 준비해서 탑재했다.

 

전원 음성방역지침 잘 지킨 아이들 덕분

 

전수검사 과정에서 시 교육청 지원반 10여 명이 도착했다. 전수검사 후 각 교실과 공간을 소독할 팀도 도착했다.

 

장학관을 비롯한 담당 과장이 현장을 지원하며 검체 과정을 감독했고, 저학년의 경우 심하게 몸부림을 치거나, 울기도 하고, 그 과정에서 코피를 흘리기도 하고, 특수반 친구들은 맨 먼저 충분한 시간을 갖고 검체를 채취했다.

 

보건교사는 미리 준비해놓은 방과 후 강사를 포함한, 학생과 교직원 정보를 즉각 보건소로 발송하여 라벨링이 준비된 상태에서 곧바로 검사를 할 수 있었다. 3시간 동안 검사가 진행되었다.

 

그날 저녁 한 학년에 대해서 우선 검사 결과가 통보되었고, 주말 아침 전체 학생, 교직원에게 검사 결과가 통보되었다. 지금은 갑자기 격리된 두개학년에 대한 원격수업 준비가 한창이다.

 

공무직을 비롯한 전교직원과 교육청, 방역당국과의 긴밀한 협조하에, 비를 뚫고 집중하여 대응한 결과, 검사 판단은 모두가 음성이었다. 철저한 마스크 쓰기와 평소 방역지침을 잘 지킨 아이들의 승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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