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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신교육 ‘성장론’에 대한 오해

물고기와대화 2023. 2. 27. 19: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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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8. 11.28() 18:02

광남일보 기자 @gwangnam.co.kr

교육학에는 3가지 영역의 오랜 전통적 과제가 있다. 무엇을? ? 어떻게? 가르칠 것인가의 문제다. 특히 왜 교육하는가의 문제는 교육의 본질을 묻는 질문으로 핵심적인 교육원리를 담고 있다. 최근 일군의 진보교육감들에 의해 혁신교육이 주창되고 있다. 이 혁신교육 담론에는 자주 등장하는 키워드가 있는데, ‘행복’ ‘자발성’ ‘성장’ ‘소통’ ‘민주’ ‘인권이런 것들이다. 그중에서도 혁신교육의 원리를 가장 잘 담고 있는 본질적인 표현이 성장을 지원하는 교육으로 표현되는 성장론이다. 많은 교육자들이 교육이란 성장의 과정이라는 사실에 아주 흔쾌히 동의한다. 그러나 이 성장이란 개념 속에는 따져봐야 할 교육학적인 문제가 숨어 있다. 성장이라는 개념이 오히려 너무나 평범한 용어이기 때문에 특별한 교육적 시사점을 주지 못한다는 의심을 받고 있다. 교육 행위가 곧 성장의 과정이라는 주장은 동어반복 같은 느낌도 있다. ‘성장 그 자체가 목적이라는 주장은 일종의 방임적 냄새도 난다.

 

루소로부터 시작된 이 사상은, 모든 인간은 태어날 때부터 스스로 성장할 수 있는 힘을 내재하고 있기 때문에, ‘마치 참나무가 도토리 속에 배아로 존재하듯이 신생아의 배아 속에 존재하는 완전한 인간은 스스로 발달하기 위해 끊임없이 투쟁한다고 말하곤 한다. 이렇듯 성장이라는 표현 속에는 생물학적이고 자연적인 성장이라는 일반적 개념이 깊게 드리워져 있고, 선천적인 선한 존재로서의 인간을 전제하고 있다. 그래서 교육성장론은 늘 명시적 교육 목적을 주장하는 진영으로부터 공허한 감상적 포부에 불과하다는 거센 비판을 받았다. 성장하지 않는 것은 없으며, 모든 성장이 정당하다면 살인자로 성장할 수 있는 가능성에 대해 교육은 어떠한 역할을 할 수 있는가를 답해야 한다는 것이다.

 

소위 진보교육철학들의 원초적 배경이 되고 있는 이 성장론은 150여 년 전 미국의 진보교육 태동기에도 흥미위주의 교육’ ‘아동 꽁무니교육이라는 거센 비판을 받은 바 있다. 이런 오해를 받으면서도 이를 정면으로 비판한 교육철학자가 존듀이다. 그는 스스로 자연적, 생물학적 성장론을 혹독하게 비판하며 사회적 성장을 주장했다. 성장의 원리로서 상호작용계속성을 제시하며, 성장의 개념은 자연적인 과정이 아니라 본질적으로 사회적인 과정이라고 항변하였다. 그의 명저 민주주의와 교육은 그렇게 등장하게 되었다. 지금도 소위 혁신교육 철학을 논할 때 막연한 자연적 성장론이나 아동중심주의의 관점에서 소위 진보교육을 옹호하는 이들이 있다. 위험한 생각이다.

 

혁신교육에서 말하는 성장은 당연히 사회적 성장을 의미한다. 학교는 현실 사회 속에서 뿌리박고 사회와 상호작용하며 성장하는 사회적 요구의 산물이다. 혁신교육이 대안교육인 것처럼 이해하는 이들이 있는데 그건 오해다. 혁신교육은 공교육 혁신에 대한 사회적 요구와 시대적 교육가치를 담고 있다. 물론 그 철학과 이론이 교육의 본질을 추구하는 대안적 접근에 빚지고 있음은 분명하다. 혁신교육의 성장은 함께 성장하는 것이며, 삶의 맥락 속에서 살아있는 경험을 바탕으로 성장하는 것을 의미한다.

 

학생 스스로 사회적 상호작용을 통해 살아갈 수 있는 힘을 기를 수 있을 때 비로소 올바른 성장이 일어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자연적 성장론의 입장에서 말하는 환경’ ‘경험’ ‘자극’ ‘선택에 관한 설명 등은 때론 소박하고 위험스럽기도 하다. 더 나아가 교사의 지위와 역할을 자꾸 주변으로 밀어내는 착시효과를 만들어내기도 한다. 교육복지적 측면에서 발아된 혁신교육의 성장론은 매우 강력한 사회적 책임을 담고 있다. 이 성장론은 최근에는 두 가지 측면에서 열정적인 도전을 받고 있는데, 하나는 자연적 성장론자들의 감상적 열정이며, 다른 하나는 교육적 구조주의자들의 헌신없는 열정이다.

 (이재남 광주시교육청 정책기획관)

 

http://www.gwangnam.co.kr/read.php3?aid=1543395742311822129

 

혁신교육 ‘성장론’에 대한 오해

혁신교육 ‘성장론’에 대한 오해 (이재남 광주시교육청 정책기획관)교육학에는 3가지 영역의 오랜 전통적 과제가 있다. 무엇을? 왜? 어떻게? 가르칠 것인가의 문제다. 특히 왜 교육하는가의 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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