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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의 글을 설명하지 못하는 시대, AI 교육의 본질을 묻다- 서논술형 평가는 배움의 주체성을 되찾아줄 수 있을까

자신이 쓴 글 앞에서도 말문이 막히는 학생들 완벽한 글을 작성한 학생에게 결론의 이유를 물으면 정적이 흐르곤 합니다. 글은 수려하지만 학생 본인의 배움은 완성되지 않은 것입니다. 이 씁쓸한 풍경은 오늘날 교육을 향해 묵직하고 근본적인 질문을 던집니다. 단지 “AI를 썼는가, 안 썼는가”의 문제가 아닙니다. “우리는 과연 무엇을 배움의 진정한 증거로 믿어왔는가”에 대한 물음입니다. 그동안 학교는 결과물 중심으로 성장을 평가해 왔습니다. 하지만 생성형 AI는 이해 없이도 근사한 결과물을 만들 수 있게 해 결과 중심 평가의 한계를 드러냈습니다. 배움의 주체가 되는 길, 인지 확장의 도구로서의 AI 교육이란 바로 이 결과와 과정의 간극을 메우고 아이를 바로 세우는 여정입니다. 사회에서는 빠르고 정확한 성과가 최..

카테고리 없음 2026.09.20

'해결사 정치'의 달콤한 덫실용주의가 편의주의로 타락하는 순간, 민주주의는 제 칼에 베인다

40도를 넘나드는 가마솥더위 속에 닷새간의 늘봄 방학을 맞았다. 더위도 잊을 겸, 쌓아두었던 실용주의 철학서들을 꺼내 들었다. 이재명 정부가 내세우는 '실용주의 정치'를 어떻게 봐야 할지, 머릿속을 정리하고 싶어서였다. 그는 선거과정에서 “박정희면 어떻고, 김대중이면 어떻습니까. 국민에게 도움되는 것이라면 뭐든지 하겠습니다.”라고 사자후를 토했다. '손에 잡히는 민주주의'의 등장 주식시장 활성화, AI·반도체 동맹, 부동산 대책, K-컬처 지원, 국토 균형 발전까지. 지금 정부는 해묵은 난제들을 고르디우스의 매듭 끊듯 쾌도난마의 기세로 밀어붙이고 있다. 정책의 성패를 떠나, 문제의 한복판으로 뛰어들어 '풀리는 과정'을 눈앞에 보여주는 이 해결사 정치는 대중에게 강렬한 효능감을 안긴다. 말잔치와 이념에 갇..

카테고리 없음 2026.09.20

AI 시대, 아이들의 뇌가 마르고 있다 : ‘핸드폰 없는 교실’이 불러온 위대한 반란

평동초등학교 1년 "과연 가능할까?", "학부모들이 반발하지 않을까?", "인권침해 소지는 없을까?", "요즘 아이들이 폰 없이 단 하루라도 버틸 수 있겠어?" 1년 전, 우리 학교가 '스마트폰 없는 학교(폰프리 학교)'를 선언했을 때 꼬리를 물고 이어지던 질문들이다. 교육청 업무분장에도 없는 일, 국가기관의 공모 프로젝트나 거창한 예산 지원도 없던 시도였다. 모두가 "AI 시대에 시대착오적 통제"라며 고개를 저었고, 혹자는 "아이들에게 자율적 통제 능력을 키워줘야지 무조건 빼앗는 것이 답이냐"는 원론적인 훈수를 두기도 했다. 나는 단언한다. 그 원론적 한가함이야말로 아이들의 영혼을 좀먹는 가장 위험한 방임이다. 팝콘처럼 튀겨지고 말라가는 아이들의 뇌 학술적 자료와 뇌 과학 실험 결과는 참혹했다. 자극적..

카테고리 없음 2026.09.20

현실권력과 담론권력의 충돌 : 유시민현상 어떻게 볼것인가?

한쪽은 그를 '거대 권력자'라 부르며 규제를 요구한다. 정작 당사자는 "나는 어떤 공직에도 없다"며 손사래를 친다. 정치 비평가 유시민 작가를 둘러싼 최근의 공방이다. 둘 중 누가 진실을 말하는가. 결론부터 말하면, 둘 다 옳다. 그리고 이 기묘한 이중진리 안에 오늘의 민주주의가 직면한 가장 예민한 질문이 놓여 있다. 비판하는 쪽은 담론 권력을 보고 있고, 부인하는 쪽은 현실 권력만을 가리키고 있는 것 프랑스 철학자 미셸 푸코는 권력이 총칼과 임명장이라는 하나의 축으로만 흐르지 않는다고 보았다. 그에게 권력은 사회의 모세혈관을 타고 흐르는 지식과 담론의 그물망이었다. 무엇이 진실이고 무엇이 상식인지를 규정하는 힘—이 담론 권력은 때로 대통령의 인사권보다 더 깊고 조용하게 사람의 사유를 지배한다. 유시민을..

카테고리 없음 2026.09.20

전남·광주에서는 '환자 뺑뺑이' 없앨 수 있다

"의사를 갈아넣는 데도 한계가 있다." 오늘 아침 어느 신문 칼럼의 제목이다. 전북대병원 신생아중환자실을 홀로 지키다 끝내 사직한 교수는 주 90시간 근무, 50시간 연속 근무를 견디며 "여기 불났다고 소리치고 싶은 심정"이라고 했다. 그리고 이렇게 제안했다. "'융단폭격' 수준의 지원을 퍼부어 권역별로 거점 병원 한 곳이라도 24시간 제대로 돌아가게 만들어야 환자가 '뺑뺑이'를 도는 일이 사라질 것"이라고. 맞는 말이다. 그러나 절반만 맞는 말이다. 문제의 핵심은 두 가지다. 지역·필수·공공 의료 영역에 의사 인력을 안정적으로 공급하는 일, 그리고 거점병원을 24시간 돌아가게 만드는 일. 이 둘은 동전의 양면이다. 인력 없는 거점병원은 간판일 뿐이고, 거점병원 없는 인력 양성은 밑 빠진 독이다. 그런데..

카테고리 없음 2026.09.20

태움의 사회학: '관리 비용'의 은폐가 낳은 구조적 폭력

2018년 2월, 서울아산병원 중환자실의 신규 간호사가 스스로 생을 마감했다. 그가 휴대전화 메모장에 남긴 마지막 기록은 이렇다. "업무에 대한 압박감, 프리셉터 선생님의 눈초리, 의기소침해지고 불안한 증상이 점점 심해졌다. 하루 3~4시간의 잠과 매번 거르게 되는 끼니로 인해 점점 회복되지 않았다." 이듬해 근로복지공단은 그의 죽음을 업무상 재해로 인정했다. 태움으로 인한 최초의 산재 인정이었다. 2020년에는 서울의료원의 간호사도 같은 판정을 받았다. 그는 사망 전까지 업무강도가 가장 높은 팀에서 순환배치 없이 3년 넘게 근무했다. 두 죽음 앞에서 병원과 사회가 내놓은 처방은 늘 같았다. '인성 교육 강화', '조직 문화 개선 캠페인', '가해자 징계'. 대중은 가해 선배를 악마화하며 분노를 소비했고..

카테고리 없음 2026.09.20

반도체 메가팹과 사학의 과감한 이전, ‘지방 교육의 거대한 전환’을 위하여

최근 들려온 대기업의 호남권 반도체 클러스터 투자 소식은 단순히 공장 몇 개를 유치하는 차원을 넘어, 지역 경제와 산업의 지형을 근본적으로 바꿀 거대한 패러다임 시프트(Paradigm Shift)다. 앞마당에 세계적 수준의 반도체 공장(메가팹)과 양질의 일자리가 열리는 역사적 기회를 맞이한 것이다. 그러나 아무리 견고한 산업 인프라가 구축된다 한들, 그 안을 채울 인재를 외지에서 수급해야 한다면 지역소멸의 근본적 해법이 될 수 없다. 이제는 “지역이 키운 인재를 지역이 채용하고 정착시킨다”는 명확한 철학적 확신 아래, 광주 도심의 사립학교들을 전남의 첨단 산업 거점으로 과감히 이전·재배치하는 초광역적 교육 결단이 필요한 시점이다. 물론 학교 이전이라는 대업 앞에서 재정적 우려가 먼저 앞설 수 있다. 하지..

카테고리 없음 2026.09.20

[더리더스]"우리가 키운 인재, 우리가 책임진다"

전남광주 통합특별시 교육감에게 던지는 고언 호남은 오랫동안 자기가 키운 인재를 자기 손으로 떠나보내야 했다. 잘 가르쳐 놓고, 정작 그 아이가 뿌리내릴 곳은 늘 다른 데였다. 키우는 일은 여기서 하고, 거두는 일은 서울이 했다. 이 기막힌 적자(赤字) 구조가 수십 년간 이 땅의 청년과 부모를 서울로 실어 날랐다. 통합특별시 초대 교육감 선출은 이 출혈을 멈출 마지막 기회이거나, 또 하나의 실패한 특별자치 간판이 되거나 둘 중 하나다. 김대중 교육감은 당선 일성으로 '지역에서 배운 인재가 지역에서 취업하는 교육 지산지소(地産地所)'를 약속했다. 핵심을 뚫는 말이다. 그런데 이 약속이 또 하나의 점잖은 공약으로 박제되면, 제주·강원·전북·세종이 걸었던 길—이름만 '특별'이고 알맹이는 없는 길—을 그대로 답습..

카테고리 없음 2026.09.20

번역공간이라는 환상 — 정용주 교장의 '컨소시엄 대안론'에 대한 교육주권적 반론

* 이글은 정용주 교장님의 IB프로그램에 대한 「한국과 일본의 두 가지 다른 IB인증학교 확산경로」라는 페이스북 글을 접하고, 작성한 글이다. 제글을 읽으실 분들은 먼저 정용주 교장님의 글을 읽은후에 일독을 권한다. 번역공간이라는 환상 : 정용주 교장의 '컨소시엄 대안론'에 대한 교육주권적 반론서론: 이 글이 묻지 않은 선행 질문정용주 교장의 「한국과 일본의 두 가지 다른 IB인증학교 확산경로」는 최근 IB 논의에서 보기 드물게 성찰적인 글이다. 학교의 위계, 교사 전문성의 위계, 지식의 위계라는 세 가지 위험에 대한 진단은 정확하고, "IB를 하지 않는 학교는 이 정책으로 무엇을 얻는가"라는 질문은 모든 교육청이 답해야 할 질문이다. 그러나 이 글의 결정적 약점은, 정확한 증상 진단으로부터 전도된 처..

카테고리 없음 2026.08.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