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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균의 종말과 맞춤형 시대

전남일보 2018.11.8. ​ 사과, 배, 복숭아, 포도, 감 등의 열매들을 우리는 ‘과일’이라고 부른다. 과일이란 말 속에는 많은 열매들이 들어있다. 많은 열매들이 하나의 보편으로 수렴되어 과일로 표현 된다. ‘의자’라는 보편 언어 속에는 ‘뱅돌이 의자’부터 ‘네발 의자’까지 우리가 상상하는 모든 의자들이 들어있고, 마찬가지로 ‘행복’이란 말속에는 저마다의 고유한 만족감이 녹아 있다. 이렇듯 인류는 구체물을 순간적으로 하나로 수렴해내는 아주 유용한 방법을 찾아냈다. 그것이 수학적 평균이다. 이 평균은 복잡한 구체성을 보편으로 수렴하고, 다시 보편속에서 구체물로 풀어내는 마법같은 도구였다. 학교에서는 이런 일도 있다. 오늘 정현이모둠 수학성적이 발표되었다. 은양이는 90점, 성광이는 30점, 광윤이는 ..

카테고리 없음 2023.02.27

교사에게 가장 스트레스를 주는 사람은 누구인가?

무등일보 2018.10.24. 이재남 광주시교육청 정책기획관 올 8월에 한 교사 커뮤니티인 '인디스쿨'이 전국의 초등교사 7천19명에게 물었다. '선생님의 교직생활에 있어 가장 스트레스를 주는 사람이 누구인가요?'. 답변지가 다음과 같이 주어졌다. ⑴ 교육청 교육부 등 행정기관 ⑵ 교장, 교감 등 관리자 ⑶ 학생 ⑷ 학부모 ⑸ 동료교사 ⑹ 기타. 초등교사에게 스트레스를 가장 많이 주는 사람은 누구일까. 참가자 48%(광주45%)는 스트레스요인 1등을 학부모로 뽑았다. 2위는 교장, 교감 등 관리자 21%(13%), 3위는 학생 19%(26%), 4위는 교육청 교육부등 행정기관 11%(8%) 이다. 그런데 광주 초등교단은 이런 전국통계 결과와는 달리 역전이 일어나는 대목이 있다. 전국통계는 '학부모-교장,..

카테고리 없음 2023.02.27

수업 기술주의(技術主義)를 배격하자

해마다 학기초가 되면 ‘공개수업’ 계획을 두고 보이지 않는 긴장감이 돈다. 취지대로라면 발전적인 수업을 위해 토론하고 연구하는 자리여야 되지만, 실제 공개수업을 진행하는 교사는 부담감을 떨쳐버릴 수가 없다. 왜 그럴까? 선배들은 그러면서 간덩이가 커지는 거라고 하지만, ‘공개수업’은 늘 피하고 싶은 그 무엇이다. ​지역별 차이는 있지만 최근, ‘수업달인’, ‘수업명인’, ‘수업경연대회’, ‘수업전도사’, ‘수업기술연구소’ 등 노골적으로 ‘수업기술’의 문제를 전면화하는 분위기가 팽배하다. ​수업을 바라보는 이러한 기술주의적 관점이 실제 현장의 수업에 몇 가지 심각한 문제를 낳고 있다. 수업의 표준화, 정형화, 획일화, 계량화이다. 기술은 기본적으로 표준화를 추구한다. 효율성과 경제성을 본질로 하고 있기 때..

카테고리 없음 2023.02.27

프랑스 의회에 상정된 학생 휴대폰

전남일보 2018.10.23. 1년전 프랑스 마크롱 대통령은 의회에 법률 하나를 상정했다. 각급 초,중학교 학생들의 학교에서 휴대폰 사용을 금지하는 법률안 이다. 사회적으로 찬성과 반대 논쟁이 있었고, 의회는 이 법안을 상정하여 투표를 했다. 투표결과는 어떻게 되었을까? 찬성과 반대표는 얼마나 나왔을까? 국민적 관심 속에 찬반 토론이 진행되었다. 대통령의 공약으로 제시될 정도로 프랑스 사회도 이 학생 휴대폰 사용문제가 심각하게 제기된 것이다. 프랑스 교육부 장관은 "요즘 학생들은 뛰어놀기보다 스마트폰 화면에 몰입해 교육적으로 문제가 크다"면서 "학교에서 휴대폰을 통제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우리 사회도 마찬가지다. 눈만 뜨면 스마트폰만 쳐다보는 아이들의 습성에 대해 어른들의 우려와 걱정이 이만저만..

카테고리 없음 2023.02.27

교육복지론 대학문을 두드리다

​전남일보 2018.10.12. 지금으로부터 9년전, 일군의 진보교육감들이 등장하여 내세운 공약들이 있었다. ‘무상급식’으로 상징되는 무상 시리즈 공약들이다. 최근에는 교육감 당선을 위한 필수공약이 되었다. 최근에는 학습준비물, 무상급식, 체험학습, 교과서대금, 입학금, 수업료, 교복, 교통비 등으로 확대 되고 있고, 지자체에서도 적극적으로 호응하고 있다. 급기야 문재인정부는 고교무상교육을 앞당겨서 내년부터 전면시행을 선언하였다. 돌이켜보면 처음부터 이 무상교육 시리즈들이 국민들의 호응을 받은 것이 아니었다. 부잣집 자식까지 급식비를 국가에서 부담할 필요가 있느냐. 낭비는 물론 국민들의 복지병이 전염되고 있다. 어려운 시절에도 도시락 싸면서 공부 했는대, 몇 푼이나 한다고 밥 값 정도는 부모가 내야 되는..

카테고리 없음 2023.02.27

스쿨 미투의 뿌리

광주일보 2018년 10월 09일(화) 우리 사회 미투 운동이 ‘스쿨 미투’로 이어지고 있다. 신고가 접수된 학교에 예외 없이 경찰과 함께 특별조사단이 투입되고 있고 그 결과는 가혹하다. 하루아침에 직장에서 격리되어야 하고, 갑자기 담임 선생님이 나타나지 않는 교실 속 아이들은 불안감에 떨고 있다. 수능을 코앞에 두고 혹시 학생들에게 피해가 갈까봐 학부모들은 걱정하고 있다. ​교육청은 일벌백계를 얘기하지만, 폭력적인 전수조사 방식이 몰고 올 학교 공동체 파괴는 상상하기도 두렵다. 자꾸만 뒷걸음질 친다. 교육 공동체의 집단지성 발휘, 예방 시스템 구축과 더불어 학교의 자정 능력이 회복될 수 있게 교육과 신고 시스템을 강화하는 문제가 중요하다는 것을 알지만, 이미 내성화된 학교 문화의 혁신이 녹록하지 않다...

카테고리 없음 2023.02.27

신인령 국가교육회의 의장님께 보내는 편지

전남일보 2018.05.28. 의장님 안녕하십니까? 평화의 기운이 가득한 나날들입니다. 요즘 우리 사회는 비갠 뒤 열리는 맑은 하늘처럼 곳곳의 적폐가 잘 청산되어 가고 있는 듯 합니다. 특히, 의장님이 맡으신 국가교육회의는 백년지대계의 교육개혁의 큰 그림을 그려야하는 중책을 맡고 계신 터라 늘 노심초사 하고 계시리라 생각합니다. 우리사회의 교육문제는 시한폭탄과 같아서 금방 찬반양론으로 갈려서 논란이 심화되고, 그러다보면 기계적 평균점을 찾아서 조용히 마무리 되는 것이 지금까지의 교육개혁의 일반적 흐름이었다는 생각이 듭니다. 의장님께서 맡고 계신 국가교육회의 또한,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수능이냐 학종이냐의 논쟁을 거치고 나면, 기계적 의견수렴의 모양으로 정리되지 않을까 우려가 있습니다. 언제나 그랬듯이 ..

카테고리 없음 2023.02.27

세월호, 코페르니쿠스, 자율 인간

광주일보 2018년 04월 16일(월) 선생님이 물었다. “해는 어느 쪽에서 떠서, 어느 방향으로 지는가?” “네. 동쪽에서 떠서 서쪽으로 집니다.” 당연한 답변이다. 우리는 매일 확인한다. 두 눈으로, 명확하게, 의심 없이, 매일 반복적으로, 누구에게나 똑같이 확인되는 사실은 해는 동쪽에서 떠서 서쪽으로 진다는 사실이다. 누가 이걸 의심한단 말인가? 지금도 인간의 경험 세계에서는 도저히 의심할 수 없는 명백한 현상이다. 그러나 이 현상을 근본적으로 의심하고, 태양이 떠서 지는 것이 아니라, 지구가 돈다는 생각을 한 이가 있었으니, 지금으로부터 545년 전에 태어난 코페르니쿠스다. 그의 이런 생각이 출현한 것은 현생 인류가 시작 된지 약 10만 년이라는 시간이 흐른 뒤의 일이다. 지동설은 그래서 10만 ..

카테고리 없음 2023.02.27

수업의 맛, 멋, 그리고 흥

광주교육 2014.12월호 수업의 맛(질리지 않는 담백함) 나는 수업을 ‘집밥’으로 은유하곤 한다. 수업은 식당 밥이 아니고 집밥이다. ‘집밥과 식탁’ 속에는 중요한 가치들이 담겨있다. 어떤 가치일까? ‘첫째는 공동체와 인정의 가치다. 집밥이 올라가는 식탁은 가족들이 매일 다시 만나고 다시 출발하는 지점이다. 정성스럽게 준비한 식단의 맛을 이래저래 애교있게(?) 논할 수 있겠지만 재단(裁斷)하지는 않는다. 절대 믿음과 인정이라는 강력한 공동체 의식이 깔려있기 때문이다. 공동체는 강한 신뢰를 형성하고 애정과 안정감, 보람을 솟아나게 한다. 수업이 삶이 교사에게 우선적으로 필요한 것은 거창한 황금레시피가 아니라 따뜻한 격려와 애정, 진정한 조언이다. 둘째는 가족의 식탁이 주는 참여와 협력의 힘이다. 모두가 ..

카테고리 없음 2023.02.27

광주시교육청 혁신2기 슬로건 ‘질문이 있는 교실’ 채택

‘고개 숙인’ 교실에 시급한 건, 질문! 광주드림 2014.07.28. 광주교육청은 혁신교육 2기의 핵심 슬로건을 ‘질문이 있는 교실’로 정했다. 그동안 공교육을 걱정하는 많은 사람들이 이구동성으로 지목한 가장 큰 문제는 ‘잠자는 교실’이었다. 공부해야 할 교실에서 잠자는 아이들이 늘고 있다는 것이다. 이는 한마디로 국가의 미래가 잠을 자고 있는 것과 마찬가지다. 대한민국 학교 교실에서 질문이 사라지고 침묵에 쌓여 있다는 진단이다. ‘선생님 질문 있어요!’라는 ‘손들기’가 사라지고 점차 ‘고개 숙인’ 학생이 늘어나고 있다는 얘기다. 배움으로부터의 도주이고 자존감의 한없는 추락이다. ‘모름’이 맘껏 허용돼야 질문 가능 ‘고개 숙이기’, ‘받아적기’가 아닌 우리 아이들을 호기심에 가득한 초롱초롱한 눈망울로 ..

카테고리 없음 2023.0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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